홀게르는 한때 경기장의 왕이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강적을 정복했고,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당시 최장 무패 기록을 세웠다. 사람들이 그의 전성기가 언제 올지 상상하던 그때, 단 한 번의 사고가 홀게르의 격투 인생을 앗아갔다.
챔피언 트로피를 두고 벌어진 치열한 경기 중, 상대의 악의적인 반칙이 홀게르에게 큰 부상을 입혔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상대는 고작 몇 경기 출전 금지라는 징계만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광은 잊혀졌고, 트로피도 빛을 잃었으며, 홀게르의 명성도 서서히 잊혀졌다.
그리고 지금, 한때 왕이었던 자는 전사가 아닌 코치로서 다시 돌아왔다.

은퇴 후, 홀게르는 삶의 방향을 잃었다. 마치 살아있는 의미마저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몇 년후, 홀게르는 다시 일어섰다.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그를 다치게 했던 콘래드에게 '감사'해야 했다. 얼마 전, 홀게르는 신문에서 우연히 콘래드의 근황을 접했다. 홀게르가 은퇴한 후, 콘래드가 격투 코치로 활동하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콘래드는 수년 전 결승전을 언급하며 홀게르를 비하했고, 당시 반칙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자신의 실력인 것처럼 포장했다. 이 '도발'로 인해 홀게르는 분노했고, 이번엔 코치의 자리에서 반드시 콘래드를 꺾고 빼앗긴 자신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홀게르의 모습은 경기장에서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홀게르의 영향력은 어디에나 있었다. 타고난 재능으로 수많은 전술을 창안했고, 그것은 경기의 기술과 전략, 포지션 운영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했기에, 처음 코치를 시작한 홀게르에게는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경기장을 떠나있었기에, 홀게르는 그저 신인이나 변방 선수만 모집할 수 있었다. 이른바 '오합지졸'에게 자신의 전술을 이해하고 정확히 실행해 주길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홀게르는 한때 자신의 에이전트였던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의 영향력으로 더 준문적인 선수를 모집하려 했다. 하지만 오랜 친구는 홀게르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가 보기에 홀게르는 천재였지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었다. 과거 부상당했을 당시 만약 그의 충고를 듣고 과감히 기권했다면 재기의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노에 사로잡힌 홀게르는 끝까지 싸웠고 결국 트로피뿐만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 전체를 잃고 말았다. 에이전트가 보기엔 지금의 홀게르 역시 복수에 사로잡혀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충격을 받은 홀게르는 자신을 다시 증명하려 했지만 새로운 '아이스 브레이커'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방황하던 순간 1명의 용감한 영주가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