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까지도, 아카디아 폐허 위의 불길은 여전히 아그네스의 꿈 깊은 곳에서 타오르고 있다, 수년 전, 아그네스는 자신이 평생을 쏟아부은 이상향이 파에톤의 전쟁 병기 앞에서 산산이 무너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이 재앙이 아그네스의 마음에 남긴 상처는 육체의 고통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어두운 과거는 아그네스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그녀는 빙원에서 손꼽히는 과학자이자 야망 넘치는 지도자로서 오랜 시간 동안 희망 연맹과 협력했고,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이상국을 재건할 준비를 끝마쳤다. 이번에는 결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아그네스는 집이 없는 난민들을 수없이 받아들였고, 그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약속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난민들의 수는 도시 하나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기 직전이었고, 아무리 제일 강력한 용광로라고 해도 더 이상 사람들에게 온기를 제공할 수 없었다. 이를 위해 아그네스는 화산을 역사상 가장 큰 용광로로 개조하는 계획을 세웠다. 누군가는 아그네스가 미쳤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이것을 터무니없는 망상이라 여겼다. 하지만 아그네스를 잘 아는 로건은 알고 있었다. 아그네스의 지식과 결의라면 반드시 그 화산을 길들일 수 있을 것을.

산을 등지고 세워진 '신 아카디아'에는 문학과 음악이 자리잡고 있으며, 대도서관은 도시 전체에서 가장 웅장한 건축물이다. 아그네스는 이 모든 것들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름다운 세상만이 지켜낼 가치가 있다." - 이것은 옛 아카디아의 창립자이자, 이미 세상을 떠난 한 사람의 말이다. 그리고 이 철학은 아그네스가 지키는 신념이 되었다. 같은 아카디아의 생존자 플린트는 아그네스의 이상주의가 결국엔 이 신흥 도시를 파멸로 이끌것이라 생각 했지만, 아그네스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과거의 아카디아와 달리, 새로운 도시는 자신만의 호위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도시 2개 세력의 위협에 직면해 있었다. 파에톤 군단과 약탈자들이다. 이 3개 세력은 서로 적대하고 있었으며, 세력 또한 막상막하였다. 그리고 시민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점점 불안에 휩싸이고 있었다. 아그네스는 이 두강적을 동시에 해결할 일석이조의 방법을 생각해 낸 상황이다. 하지만, 그녀에겐 강력한 영주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